이현배(손내옹기 옹기장인)
술 한 잔 했다.
일하다 밖을 보니 풍경이 어쩜 그리 아름답니.
그래 그 자리, 그 아름다움을 취하고 싶어 삼겹살에 술 한 잔 했다.
혼자여도 좋았겠지만 엄마가 뻘쭘할 것 같아 같이 한 잔 했다.
언젠가 아들 걱정을 했더니 종문이 아저씨가
‘너보다는 아들이 낫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구나.
그래, 아빠는 지금이 참 좋다. 만족스러워.
그렇다면 아들의 삶은 아빠보다 훨씬 좋을 거야.
한참 방황을 하던 중 스물다섯에 네 엄마를 만나
만난 지 두 달 만에 느닷없이 결혼을 선언했다.
그때 주위 분들이 염려를 많이 하셨다.
부부라는 게 그래.
모순 그 자체인거지.
세상에 뚫지 못할 게 없는 창 모(矛)
세상에 방어하지 못할 게 없는 방패 순(盾)
아들이 독신주의, 비혼을 이야기하는 것에
아빠의 결혼 생활이 결코 아름답기만 했던 것은 아니기에
이해를 하면서도
아들이 비겁해 보이는 것은
이 모순을 대립으로만 보고 피하는 거 같기 때문이야.
모순은 관계란다.
조화속의 관계 말이다.
아빠가 가끔 되지도 않는 소리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읊조리는 것은
킬리만자로를 오르고 싶기 때문이란다.
아프리카 대륙에 우뚝 선 만. 년. 설
그 모순을 오르고 싶은 거지.
부부 관계도 그런 거야.
아빠는 그. 렇. 다
참고하렴
[전북문화저널]2009.07 <내인생의 멘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