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수] 글로벌 시대 ‘마음’의 무한한 가능성

글로벌 시대 ‘마음’의 무한한 가능성

 

 

박맹수(원광대 총장)

 

‘마음’은 첫째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인간에게만 갖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이외의 동물이나 식물, 심지어 목석(木石) 조차도 갖춰져 있다고 간주되어 왔다. 삼라만상에 ‘마음’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인간이 그 삼라만상을 제 3자적으로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공감하고 그것을 가치 있는 존재로 간주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마음은 글로벌화하여 내부에 다양한 대립과 갈등을 떠안지 않을 수 없는 현대세계에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감과 융화를 위한 기축(基軸)으로 삼는 것이 가능하다.

‘마음’의 두 번째 의의는 그것이 서로 다른 삼라만상 속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의 존재에 있어 그 ‘전체(全体)’로써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안다, 이해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무엇인가를 ‘쪼개서 분석하는 것’이라는 측면을 지닌다. 서양에서 출발한 현대 ‘과학’은 바로 그 다양한 것들을 ‘쪼개서’ 각각의 부분을 인식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해를 위해 쪼개는 것은 아직 길의 중간 단계일 뿐이다. 우리들이 접촉하고 경험하고 있는 것들은 하나의 전체이며, 그렇게 접촉하고 경험하고 있는 우리 자신조차도 실제로는 나뉘어져 뿔뿔이 흩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써 존재하고 있다. ‘마음’은 물질•정신으로 대립되어 구별되는 일종의 ‘물건’이 아니라 인간과 그 인간들의 생활 전체에 침투하여 전체를 전체로써 바라보는 관점을 부여해 준다.

‘마음’의 세 번째 중요성은 그것이 여러 서로 다른 가치(價値)에 대해 열려 있는 것이라는 점에 있다. ‘마음’은 분명 순수 우리말이며, 우리 문화 속에서 길러진 용어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마음’을 한국만의 특수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은 세계 속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하면서도 때로는 대립을 보이는 다양한 가치 기준을 대단히 유연하게 수용해 왔다고 하는 점이 대단히 중요하다. 글로벌화(지구화)의 가장 전형적인 측면은 경제 활동에서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물질적인 풍요와 경제 시장 가치라는 단 하나의 가치 기준으로 사람들의 삶을 재단하는 일은 원래 불가능할 뿐더러 인생의 풍요로움을 상실하게 만드는 일이 되기도 한다. 또 현대 젊은이들에게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마음병의 문제’에 있어서도 그 원인의 하나로써 다양하게 보이는 것 같지만 어딘지 일원적(一元的)인 가치기준으로 사람들을 서열화(序列化)하는 사회 현실을 읽어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앓고 있는 마음병의 원인은 아마도 다양한 기준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잃어버린 데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로벌 시대에 이 같은 ‘마음’이 이해되어지고 공감되어져서 널리 퍼져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마음’의 세 가지 중요성도 아직 직관적인 파악에 지나지 않아서 보다 정확하고 치밀한 이해를 계속 추구해 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지구화 시대에 있어서 ‘마음’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하는 일, 이 일 자체가 ‘마음’에 대한 공동적 탐구 과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족을 단다. 필자가 소속하고 있는 원광대학교는 ‘마음’ 관련 전문 연구와 실천을 담당하는 마음인문학연구소와 도덕교육원, 그리고 마음건강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대학이다. 사계의 관심과 참여를 앙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