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스님] 연극을 영화처럼 볼 수 없을까?

연극을 영화처럼 볼 수 없을까?

 

구담스님(독립영화 감독)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계는 고요한 풀섶처럼 쥐죽은 듯 하였지만,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기획화해서 실행에 옮기는 일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대신,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 생중계 또는 녹화하는 이른바 NT 라이브라는 연극 실황을 지금까지 해오면서 나름 공연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의미 있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였다.

장단점은 있었다. 가장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스크린으로 송출하기 때문에 좌석의 배치와 관계없이 볼 수 있는 가상의 경험이 장점으로, 여기에 더해 수준 있는 연극을 보다 싼 가격으로 보다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영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수준 높은 영상미를 제공하지만 역시나 무대 앞에서 보는 흥미로운 살 떨림의 관극 경험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화두가 생겼다. 연극을 영화처럼 볼 수 없을까?

저예산 독립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작은 무대에서 연극적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게 가능해? 주위에 싱글벙글 훼방쟁이들이 많았지만 여기저기 더 탐문해보니 의외로 연극을 영화로 옮기는 형식에 대해 궁금해 하고 호기심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마치 연극의 영화화 작업은 오래된 숙원 같은 미지의 영역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연극(무대)과 영화의 서로 다른 결의 방식을 이해하고 섞어서 진행해야하는 게 쉽지 않았고 게다가 상업적 이득도 보장되지 않았으니 시도의 어려움이야 끄덕거려지게 된다.

모르면 용기가 필요한 법, 그래서 필자는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배우, 스태프를 다독거리면서 실패해도 훈장이라는 최고의 감언이설로 <홀로 빛나는 어둠>이라는 제목의 현대 영화시극 형식의 영화를 찍고 완성했다. 100% 무대에서 촬영하고 무대 미장센은 간결하고 상징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온전한 시적인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싶었다.

 

 

막상 돌아보는 입장에서 볼 때, 온전하게 연극을 영화로 옮긴다는 것은 아직 개념화되지 않은 작업이어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국립극장에서 진행한 공연의 영상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영화적인 차원이어서 배우 연기의 밀도 수준, 무대미술과 조명의 활용, 연출 방식의 새로운 구성이 필요함을 이해하게 되었다.

어쨌든 공식적인 실패는 없었고, 완성하였다는 보람이 더 컸다. 하지만 좀 더 구현하지 못한 허전하고 결락된 완성의 부족함을 메우고 싶다는 마음의 치성을 언젠가부터 차곡차곡 쌓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래서 한 번 더 마음을 내 보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지난 영화가 30분 분량의 단편의 연극 형식의 영화였다면, 이번에는 80분 분량의 현대무용과 영화가 결합된 영화로 승화하고자 하는 공든 탑이다. 물론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 춤영화가 아닌 현대무용과 영화가 어우러진 형식은 선보인 사례가 없기에 어쩌면 지금의 시대에 어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예술영화가 되지 않을까 나름 생각해본다.

분명 고초가 단단하겠지만 세상살이 만만한 게 있을까 싶어 또 실패해도 훈장이라는 감언이설로 외인구단을 구성하고자 지금은 시나리오 수정 작업 삼매에 빠져있다. 혹여 색다른 구인광고 같은 이 글을 보시고 진득한 조언이나 작품에 동참하실 분들이 계시다면, 염치 불구하고, 이 또한 엎드려 절하고 환영할 인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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