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필영] 새알, 초원1

                 새알

                       초원1

                                                                                     손필영(시인)

 

 

초원길,

지평선 따라 피어오르는 향기

구름도 먼 지평선에 올라선다

 

(날아오르는 새들은 둥지를 찾을 수 있을까?

같은 풀밭, 같은 흙길, 다른 초원길에서)

 

달리던 흙길에서 벗어나

풀 섶에 차를 멈추었다

풀잎 흔들리는 대로 흔들려보려고

 

자동차 바퀴가 멈춰 선 바로 앞에 새 둥지

초원 풀빛에 흙빛을 찍은 세 개의 알

 

풀 둥지 위를 두 마리 새가 가로 지른다

 

 

새 둥지 속의 새알은 자연이 키우는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했다. 둥지의 주인인지 새 두 마리가 자꾸 허공 위를 지나갔다. 그 둥지 앞에서 점심을 먹는 게 불편했다. 그런데 새들은 이 비슷비슷한 지형에서 어떻게 제 둥지를 짓고 알을 낳는 것일까? 제 둥지를 못 찾는 새도 있을까? 새들은 본능적으로 생명의 힘을 믿는 것일까? 문득 새들이 이 세상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떻게 날아오르겠는가 하던 바슐라르의 말이 스쳐갔다.

같은 길이면서 다른 초원길, 오래 동안 차를 고쳤다. 4시 50분에 오늘의 목적지인 초이발산에 도착했다. 도청 건립 80주년 기념 나담 축제 마지막 날이라 거리는 텅텅 비어 있었다.